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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인생의 모든 날은 새로운 탐험이다 (육아일기 33주)

by 시선과느낌 201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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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목처럼 인생은 항상 새로운 것 같습니다. 쳇바퀴 돌아가는 인생 같지만, 돌아보면 언제나 새로운 날들이었습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사진 찍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며 지난 시간들을 즐거워하는 시간도 많아졌고요. 아이가 있기 전의 제 생활도 항상 새로웠겠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론 그 새로운 시간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아이가 제 일상을 선명하게 해준다 생각되니 고맙습니다.

직업상의 바쁨으로 늦은 블로그를 써봅니다. 때는 아직 한참 더울 여름입니다.

 

 

집사람은 옥수수를 좋아합니다. 여름이 한창이던 이때 어디선가 옥수수가 제철이란 얘길 듣고 퇴근 후 마트에 들렀습니다. 아주머니들 틈바구니에서 옥수수를 고르느라 분주했던 저 입니다. 제 옆에서 옥수수 수염만 모으시던 아주머니가 생각나는요.

옥수수 먹을 때면 뭔지도 모르면서 엄마아빠가 먹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달려들었던 아들입니다. 장난삼아 먹던 옥수수를 줬더니 연신 쪽쪽하고 빠는 것이 귀엽고 재미있었습니다. 내년 여름엔 진짜 옥수수를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세 식구가 모여 앉아 옥수수 먹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흔히들 그러죠? 아이들 자는 모습이 제일 이쁘다고요. 자면서 돌아다니다 벽에 콕 박혀서 자고 있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아들이 침대 위를 돌아다니다가 팔 한쪽이 벽과 침대 사이로 빠졌습니다. 손을 넣어 뭔가를 찾는 모습 같아 재미있습니다. 다가가 “아들 뭘 찾는감?”하니, 저도 웃긴지 웃습니다.

 

 

친구 모임에서 우리 가족을 초대했습니다. 계곡에서 백숙을 먹는다는 군요. 얼마 전 휴가 때 갔던 계곡의 시원한 물이 생각나 기쁜 마음으로 응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아들도 보여주고 진한 국물의 백숙도 먹었습니다.

백숙으로 식사를 마친 후 친구들이 화투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좋은 공간이 아까워 집사람과 아들, 친구의 아들을 데리고 근처 물가로 나왔습니다. 숫기 없는 친구 아들도 시원한 물과 함께 저희 가족과 친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곳에 오면 앉아 있기보단 무조건 많이 보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공유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했었는데 화투놀이로 인해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산책 하면서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산책은 대화를 긍정적으로 만드니까요.

 

 

무엇을 의지해 일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서랍을 열면 신기한 세계가 열리기나 한 것처럼 반색하며 무척 빠른 동작으로 기어옵니다.

장난감을 움직이고 그에 따른 장난감의 반응을 인식하는 거 같습니다. 나날이 경험을 통해서 두뇌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움직임으로 다양한 경험과 건강함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먹을 수 있는 이유식의 종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닭고기, 소고기, 대구살외에 저도 잘 먹어보지 못하는 것들을 먹고 있습니다. ‘마, 비트, 백년초, 블루베리 등등등’. 과자도 먹기 시작했고요. 주는 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고 먹습니다.

이유식 만든다는 게 참 번거로워 보입니다. 그래도 아들 먹이려 공들여 이유식 만드는 집사람이 보기 좋습니다. 기억에 없는 시간의 제가, 엄마에게 이유식 받아먹는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어떤 맛을 느꼈을 까요? 그때의 저는... 맛보단 엄마가 웃으시며 먹여주시는 부드러운 식감을 즐겼을 거 같습니다.(지금의 제가 음식의 식감을 즐겨하거든요.)

아직 수저로 뭔가를 먹기엔 익숙하지 않을 때라 이유식 먹이는 것도 일입니다. 이유식을 한번 먹이게 되면 온 곳에 먹었단 흔적을 남깁니다. 얼굴이며 손, 옷, 범보의자, 매트바닥 등등. 사진을 모아보니 먹으며 짓는 표정도 다양하군요.

 

 

관심이 가고 손이 닿는 모든 것을 만지며 집안을 돌아다닙니다. 궁금하면 만져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입으로 빨기도 해서 문제입니다. 그래서 방바닥의 사물들 위치가 점점 높은 곳으로 이동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음반 CD자켓들을 만져보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지라 CD 만질 일이 없습니다. 그 만큼 먼지도 쌓여있을 겁니다. 아들이 관심있어 하니 청소 한번 해야겠습니다.

 

 

이따금 생기는 집사람의 ‘아들 분장 놀이’가 또 시작됐습니다. 이번 분장에 이용된 소품들은 양말, 기저귀 커버, 일회용 기저귀입니다.

기저귀 커버를 머리에 쓴 모습이 여자들 샤워 후 머리에 감는 수건 같아 보입니다. 손으로 신은 양말은 팔 토시를 한것 같고, 일회용 기저귀는 나름 머리에 잘 어울립니다. 엉뚱한 사물의 쓰임이 즐거움을 주네요. 아직 어린 아들이니 이런 이상한 것들을 군말 없이 순종합니다.ㅋㅋㅋ 더 크면 질색하며 안하려 하겠죠?

바쁜 일상에서 이런 모습들이 제게 웃음을 안겨줘, 밝고 선명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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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너 없으면, 나 어쩔뻔 했니?^^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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