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아버지와 아들3

처가집으로(육아일기 41주) 아들은 처음 맞는 겨울에 적응하기 위해 가끔 감기에 걸리곤 합니다. 다행히 추운 겨울 공기에 적응을 잘하고 있습니다. 절 기쁘게 만드는 웃음은 계절과 상관없이 여전합니다. 장인어른 칠순 생신으로 처가에 왔습니다. 모든 형제가 모일 텐데 우리 식구는 시골의 한가한 시간을 가지려고 며칠 일찍 도착했습니다. 처가는 강원도 시골인데, 집 밖을 나가면 저 멀리 보이는 대관령과, 대관령과 저 사이에 펼쳐진 막힘 없는 공간이 좋습니다. 이런 곳에 일주일 정도 있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공간 없는 답답함이 아쉬움을 생겨나게 합니다. 때는 벼가 들어가고 보리가 나오는 시기였습니다. 보리가 올라오는 것은 처음 보는데 듬성듬성 자란 잔디 같습니다. 열을 지어 자란 벼와 비교해 자유롭게 자라는 보리는 어쩐지 키우기 쉽게 느껴집니.. 2012. 12. 9.
아버지 가끔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오를 때면, 퇴근 후 무거운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생각난다. 왠지 쓸쓸해 보였었다. 힘들고 싫지만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고단한 발걸음을 이어가셨을 거라 생각된다. 아버지께 향기 가득한 술을 두 손 모아 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지금이라면 우리 자식들로 인해 모르고 계셨을 맛있는 것들로 아버지를 모실 수 있을 텐데... 진즉에 그랬어야 했는데... ‘죄송함’ 언제나 늦음 뒤에 따르는 마음인거 같다. 아들을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보는 내 사진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볼 때가 있다. 내 아버지께서도 날 보면서 그렇게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셨을 거다. 그런데 언제부터 그 웃음을 잃으신 걸까... 웃음을 잃으셨음을 그땐 몰랐었다. 참 철없었다... 참 어지간히도 늦다. 아.. 2012. 8. 25.
아버지와 나(신해철 작사·작곡)[육아일기] 아주 오래 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나는 새처럼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 2012. 3. 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