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0^2013.12.24 01:48


이쁘고 바랄 것 없는 아들이지만 욕심내어 아들에게 꼭 한 가지 바란다면 그것은 ‘밥 잘 먹는 것’ 일 거다.


아들을 식탁 의자에 앉혀 안전띠를 매어 놓고 눈앞에 재미있는 영상(뽀로로 등)을 대령하지 

않으면 첫 숟가락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랫입술을 내밀며 입은 굳게 다문 채) 

그나마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주면 그것에 정신이 팔려 밥을 받아먹는데 이마저도 절반 정도 

먹고 나면 소용없다.



집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먹여보고, 밥 잘 먹게 한다는 한약을 먹여봐도 아들 녀석의 

입은 음식을 반겨할 줄 모른다. 아들이 김을 좋아해서 안 먹으려 할 땐 밥을 김에 싸서 

먹이고 있긴 한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조미된 김만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일 때문에 일하다가 집에 전화할 때면 “아이는 밥 잘 먹었어?”라고 항상 물어보게 

된다. 친척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아이가 말랐다는 소리를 자주 들어 스트레스다.



어느 날 집사람이 아이가 먹을 주먹밥을 사왔다. 아이가 먹을 것이니 작게 만들어 달라고 

했단다. 주먹밥도 밥인지라 아들은 몇개 먹고는 입을 굳게 닫고 고개를 절레절레한다.

주먹밥을 집어서 입으로 가져갈라치면 아들의 얼굴은 이미 반대쪽으로 돌아가 있거나 

팔에 묻혀진 상태다.

밥 먹일 거 같은 눈치만 보이면 피하는 아들을 보곤 갑작스럽게 든 생각으로, 뒤에서 

몰래 주먹밥을 입에 넣어 봤는데, 어! 순순히 잘 받아먹는 것이다. 몇 번을 같은 방법으로 

먹여봤는데 모두 잘 먹는다. 먹이는 장면을 자세히 설명하면, 주먹밥을 하나 집어서 

아들 뒤로 다가가 아들 입에 주먹밥을 살짝 댄다. 그러면 아들은 입에 다가온 것이 무엇인지 

확인도 않은 채 반사적으로 입을 벌려 먹는 것이다.

그동안 밥 먹기를 원하고 원치 않았던 것은 눈에 의한 판단이었나 보다.


사냥과 채렵으로 식량을 해결하던 원시시대 땐, 모든 어린 것들은 섭취 시 위험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인해 처음 보는 식량 앞에선 본능에 따라 경계를 먼저 했다고 

한다. 우리 아들은 그 원시적 본능이 너무나 강한가 보다.ㅋㅋ


그때 이후 밥을 먹다 말거나 할 때면, 먹던 밥과 반찬을 합해 주먹밥을 만들어 먹이고 있다. 

효과는 매우 좋다.

아이의 원시적 본능 때문에 밥 먹이기를 어려워하는 부모가 있다면 본능을 피해 그것을 

아이의 입으로 가져가 보시길. 우리 아이는 그 방법 때문에 먹는 양이 늘었으니 시도해 

보시길. 그리고 효과를 보셨다면 댓글을 남겨주시거나 손가락을 가볍게 눌러주시면 매우 고맙겠다.


참고로 한마디 더 한다면 꼭 뒤에서 먹일 필요까지는 없다. 

경계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입으로 가져가면 된다.

 

 

PS. 2016. 1. 20

오래전 쓴 이글의 먹이는 방법은 타의적이며, 아이에게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삭제할까도 했는데 귀여운 우리 아들 사진을 보니 그럴 수 없어 추신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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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선과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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