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자식이란 존재만으로 행복입니다. 이만큼 만족스러운 존재란 있을 수 없습니다.
야외활동 중 지나는 사람들에게 ‘아이가 예쁘다. 귀엽다.’란 소릴 듣게 되면 못 들은 척 지나칩니다. 왠지 쑥스럽거든요. 만족스러운 웃음을 살짝 지으며 “무슨 일 있었어?”란 식으로 넘어갑니다.
언젠가 제 아이도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겠죠? 이런 생각을 하니 귀여운 이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볼 수 없는 이 모습을 사진에서 찾으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겠죠. 그리고 제 옆에 있는 이에게 “아들아, 네가 이땐 이랬단다.”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겁니다. 사진 속 옷은 누구에게 선물 받은 것이며, 무릎 담요는 어떻게 생긴 것이며, 유모차는 어땠다며, 소소한 얘기를 할 겁니다. 따듯한 공기와 함께 그러고 싶습니다.
집에서 가끔 벌어지는 장면입니다.
이날은 집사람이 아들에게 상투를 틀어줬군요. 장가 갈려면 아직 멀었는데 말입니다. ‘꼬마 신랑’이 아닌 ‘아기 신랑’이군요.
가끔 옷방에서 놀던 아이가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찾아보면 언제나 옷걸이 밑에 있습니다.
혼자 뭘 하는지 무척 웃깁니다. 자신만의 아지트를 발견한 거 같습니다. 아이들은 저런 곳이 있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저도 그랬던 거 같고요. 어릴 때 이불로 텐트를 만들어 놀았던 게 떠오릅니다. 좀 더 크면 이것저것 모아 아들의 아지트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집의 불 다 끄고 아지트에 등불을 놓아주면 무척 재미있어 할 겁니다. 거기서 뭘 볼까요? ‘지도를 보며 보물 찾을 궁리하기!’ 어때요? 재미있고 상상력 키우기 에 제격일것 같습니다.
아이와 놀고 있는데 창 밖으로 눈이 보기 좋게 내립니다. 잠자던 집사람을 깨우고, 털모자들을 찾아 쓰고 눈 아래로 나왔습니다. 우리 셋이서 눈을 맞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첫눈 입니다. ‘눈이 좀 쌓이면 눈사람을 만들어 아이에게 선물해야겠다.’ 전 생각합니다.
누워있는 저를 보면 온몸을 부비고, 넘고, 올라타고... 절 생동감 있고 즐거운 놀이 대상이라 생각하나 봅니다. 이따금 다가와 코와 귀도를 쪼물쪼물 만져보곤 합니다. 아빠와의 거친 놀이가 아이의 정서발달에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점심으로 쌀국수를 해먹었습니다. 덩달아 아이도 쌀국수를 먹게 됐습니다. 면 종류를 먹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엄마가 주는 국수를 받아먹기는 하는데 ‘지금 내 입속에 들어가는 것은 뭔가?’란 듯이 표정이 평소와는 다릅니다.
입속에서 느껴지는 쌀국수의 식감이 색달랐나 봅니다. 눈이 동그래지며 ‘이건 뭐죠?’란 듯이 엄마를 쳐다봅니다.
이 낯설은 쌀국수란 것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중간에 고민하는 거 같습니다. 표정이 걱정스럽습니다.
걱정 끝에 용기를 내어 쌀국수를 흡입해봅니다.
바닥에 떨어진 쌀국수까지 집어 먹으려 하는 것을 보니 맛있었나 봅니다.
맛보다 생소한 식감이 재미있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이는 밤에 자주 깨납니다. 제가 달래주면 진정이 안 됩니다. 하지만 엄마 품에 안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히 잠듭니다. 잠자다 일어나 우는 아이를 달랠 수 있는 건 엄마의 품 뿐입니다. ‘나에게도 그런 품이 있었겠지’란 생각이 들며 아이가 부러워집니다.
바닥에 퍼즐 매트를 깔았습니다. 넘어져 머리를 ‘콩’해 우는 일이 많아서요. 저도 아이와 뒹굴면서 놀기 편해졌습니다.
축구 선수들에게 부상 걱정 없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기 위한 기본환경이 잔디 구장이듯, 아이의 놀이구장엔 퍼즐 매트가 딱인거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요.
아랫니가 2개 자라고 있습니다. 하나는 얼추 자라서 과자 먹을 때나 엄마 팔 물 때 쓰이고 있습니다.
기능은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린 집사람 팔을 보면 빨갛게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자기 전 잇솔질도 하게 됐습니다. 치약이 맛있는지 잇솔질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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