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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강좌/활용편

버스 노선도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 강좌]

by 시선과느낌 2013. 8. 27.

몇 달 전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었다. 사회적 기업에서 근무하며 학업에도 열심인 친구였는데, 요즘 근황을 물으니 지방에 내려가 있단다. 그의 페이스북에서 ‘흙살림’이라는 단체에 대한 글을 봤었는데, 지금 그곳에서 농사일을 배우고 있단다. 학업과 직장은 어찌했는지 궁금했지만 묻진 않았다.

서울을 떠나고 싶어하는 난, 가볍게(나의 입장에서 생각할 땐) 서울을 떠난 그가 부러웠다.

 

친구는 디자인 작업할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후배의 부탁에 내게 전화를 했다. 좋은 후배니 통화 해보란다. 어떤 일인지는 몰랐지만 ‘용돈 벌이 정도는 되겠지.’ 싶어 좋다고 했다.(통화해보고 아니면 말면 되는 것이니...)

 

그 날이었는지 다음날이었는지 아무튼 후배와 통화를 했다. 작업할 것은 버스노선도였다. 디자인이랄 것도 없는 단순작업이었다. (내 머리에 들어있는 버스노선도란 이미지는 단순했기 때문에.) 그래도 ‘내 생각의 버스노선도’와 ‘그가 말하는 버스노선도’가 같지 않을지도 모르니 샘플을 메일로 보내달라 했다. 결론은 ‘우리는 비슷한 노선도를 그리고 있었다.’였다. 서울시와 디자인 시안 협의 중이니 결정되면 연락하겠다는 말로 대화는 끝났다.

 

통화한 후 몇 주가 지났을까? 연락이 없어 궁금함에 문자를 보냈더니, 서울시와의 협의가 지지부진해 답답하다는 답이 왔다. “정부일은 원래 그렇더라”며 그 마음 이해한다고 답했다. (정부의 일 처리를 비꼬는 것이 아니라, 원래 ‘정부’란 무척이나 보수적이며, 의사결정이 느린 곳이니...)

 

얼마 후, 내 바쁜 일정이 끝난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딱 맞춰 전화가 왔다. 그런데 좀 급하니 만나서 설명하고 싶단다. 당일 중간 지점인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커피점에서 만났다. 서로 알고 있는 내 친구(그의 선배)를 연결고리 삼아 이야기를 나눈 후, 그는 작업에 대한 설명과 직접 작업하며 터득한 노하우도 전해준다. 그래픽 작업 자체는 단순해 보였는데, 여러 정보를 한데 모아 정리하는 것이 번거로워 보였다. 

 

시각적인 것을 설명할 땐, 시각적인 것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날은 여건이 그러지 못해 그의 머릿속 시각을 내 머릿속 시각으로 이해해야만 했다. 직접 부딪쳐보며 이해하는 것이 빠르겠다는 생각으로 만남을 마무리하고 작업을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작업을 쉽게 봤었는데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속도가 나긴 했지만, 작업하면서도 ‘내가 지금 맞게 작업하는 건가?’란 의문이 생겼다. 4일간 50개 정도의 노선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겠다.’ 싶었다.

첫날 새벽까지 작업한 것을 그의 메일로 보내고 다음날 통화로 잘못된 부분과 추가 설명을 들었다. 확실한 이해가 없이 작업했던지라 다음날 피드백을 받겠단 생각으로 완성도보단 작업분량에 신경 썼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피드백 내용이 많았다.

 

작업한 것을 하루에 한 번 그의 메일로 보냈다. 작업 후 검토할 시간이 있어야 했는데 쫓기는 시간 때문에 검토작업은 그의 몫으로 넘겼다. 당연히 검토시에 잘못 된 부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수정 작업이 가능한 그는 수정을 내게 맏기지 않고 직접 수정한 후에 잘못 된 부분을 피드백을 위해 내게 전해줬다. 

피드백이 오고 가는 사이에 완성도에 대한 서로의 입장 차이에서 작은 트러블이 생기기도 했다. 컴퓨터 작업만으로 모든 작업이 끝나는 것이 아닌, 출력과 현장 설치까지의 후반 작업도 남았으니, 그의 마음이 급했을 거라 생각했다.

 

아마도 선배의 친구와 일하느라 그가 스트레스를 더 많이 가져갔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작은 트러블 후 서로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4일간 새벽까지 작업한 끝에 모든 작업은 마무리되었다. 며칠 후 추가 작업을 부탁받고 전보다는 수월하게 마무리했다.

 

시범사업이라고 했었는데,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 용돈벌이 좀 더 하게.^^

 

 

‘일러스트 강좌’에 장황한 얘기가 많은가 싶은 분들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럼 이만...)

 

노선도 작업 방법 중 가장 고민됐던 부분은 노선을 따라 배열된 원들을 어떻게 균등 배치할 것인가였다. ‘뭔가 방법이 있을 거 같은데...’ 하며 예전 올렸던 강좌를 찾아봤다. (내가 올린 강좌이긴 하지만 자주 사용치 않는 명령은 잊기 일수다.)

 

‘Replace Spine’ (메뉴 / Object / Blend / Replace Spine)이란 편리한 명령을 찾았다.

 

 

  • 노선에 배열할 원을 2개 만들고 모두 선택한다.
  • ‘메뉴 / Object / Blend / Make’를 선택한다. 2개의 원 사이에 몇 개의 원들이 생기면서 흐름이 만들어진다.

 

 

  • ① 흐름이 만들어진 원들과 노선을 선택한다. 이때 원들이 노선보다 앞에 있어야 한다. ‘Replace Spine’ (메뉴 / Object / Blend / Replace Spine) 명령을 실행한다.
  • ② 원들이 노선을 따라 흐르듯 배열된다. 원들이 잘 배열되긴 했는데 원래의 노선이 없어졌다. ‘Replace Spine’ 명령을 시행하기 전 노선을 복사하고 다시 뒤로 붙이는 것이 좋겠다.

 

 

  • 노선까지 살아있는 상태로 ‘Replace Spine’ 명령이 실행된 상태다.

 

 

노선에 배열된 원은 정류장을 표시하는 것으로 쓰였다. 이제 정류장 개수를 조정할 차례다.

  • 원들을 선택한 후 ‘Blend Tool’(①)을 더블클릭한다.

 

 

  • ① Options 창이 열린다. 수치 입력란(②)이 있는데 입력된 수치는 양 끝 원들 사이에 있는 원들의 개수다.
  • 노선의 정류장이 30개면 양 끝의 2개 원을 제외한 28개를 만들면 되니 ‘28’을 입력하고 승인한다.
  • ③ 노선의 원들이 30개로 수정됐다.

 

 

  • 원의 흐름을 선택하고 ‘Expand...’ (메뉴 / Object / Expand...) 명령을 주면 원의 흐름이 각각의 원들로 변하며 수정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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