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과 데이트 삼아 광화문 대형서점을 찾았다. 서점에 간 이유는 아들 책 구매 때문이었다. 서점에 들어선 후 각자 책을 구하기 위해 해어졌다. 돌아다니는 중 기획전시가 있는 것 같아 다가가니 레고 행사 중이다. 엄청난 양의 레고 작품들이 서점 통로 길이의 절반만큼 진열돼 있었다. (사진 찍어둘걸...)
행인이 레고를 직접 조립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나도 좀 만지작거려봤는데 결합 되는 느낌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흔들림 없다. 대단한 섬세함이다. 손맛이 다르다.
집에 돌아온 후 애완견 모양으로 만들어졌던 레고가 생각나 아들의 레고로 기억을 더듬으며 애완견을 만들어 봤다. 참고로 아들의 레고는 서점에서 봤던 레고보다 블록의 덩어리가 크다. 좀 더 어린아이들을 위한 레고다.
필 받아 만들어 봤다. 그런데 만들고 보니 애완견이 아닌 사슴에 가까워 보인다. 사슴이 목에 두른 건 시계로 집사람 의견이다.
몸과 다리가 연결되는 부분의 모양새가 좋다. 나름 대퇴부의 모양을 살리려 노력했다.
난 목과 등의 라인을 살렸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든다. 뿌듯
사슴은 색상 말고는 모든 곳이 대칭형이다.
모처럼 작품을 만든 거 같아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이 착한 사슴을 잡아먹기 전에 사진으로라도 남기고 싶어, 난 열심히 촬영 중이다. 강력접착제의 힘을 빌려 사슴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들이 없는 시간 잠시 내 것이 된 레고인지라 그럴 수 없었다.
서점 한쪽에선 레고를 세일 중이었다. 고민고민 하다 작은 것 하나를 샀다. 서점을 찾은 목적이 아들 책 구매였는데 아들 책보다 내 레고 가격이 더 나갔다는... 그래도 나중엔 아들에게 물려줄 것이니 괜찮다.
이 레고는 조립을 세 가지 형태로 할 수 있다. 지금 것은 ‘몬스터카’고 나머지는 사륜 오토바이와 스포츠카다. 나중에 아들 없는 틈을 노려 나머지 두 모양도 만들어 봐야겠다. 그 전까진 아들의 눈을 피해 장롱에 숨겨져 있을 레고다. 아들이 7살 될 때 까지는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면 안 되는 운명이다.
어쩜 한두 해는 빨라질 수도...
PS. 글을 쓰면서 이상한 아빠로 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혹시 해서 말하는데 난 정상이다. 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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