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나를 바로 서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운동이라 생각한다. 운동이란 것이 없었다면 진즉에 쪼그라들어 연약해졌을 나다.
어릴 적 운동으로 쌓았던 외적 자신감은 다른 것들을 쌓느라 매만지지 못해 시들해졌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 24시간 헬스클럽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내 시간으론 가능하지 않을 거 같았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잦은 야근과 조여져 있는 시간의 피로감으로 빠지는 날도 많지만, 그 터널을 지나면 나를 다독이기 위해 다시 헬스클럽을 찾는다.
집사람이 다니던 필라테스 회원권이 만료되면서, 집사람과 같이 헬스클럽을 다니게 됐다. 운동의 변화를 주고 싶었는지, 여하튼 운동 파트너가 생겨 좋다.
머리가 알던 운동법은 많은 부분 몸으로 옮겨진 터라 집사람에게 알려줄 운동 지식을 찾기 위해 오래된 책을 찾았다. 표지가 말해주듯 시간이 느껴지는 책이다. 초판 발행일을 찾아보니 1995년도.
이 책 후에도 웨이트트레이닝 관련 책은 2, 3권이 더 있었는데, 필요 없다 생각되면 매몰차게 정리하는 성격에 이 책만 남았다.
집사람 보라고 운동 부위에 대한 설명 페이지를 찾아 가슴과 삼두근, 등과 이두, 하체와 어깨 운동을 3가지 색상별 포스트잇으로 구분해 뒀다. (가장 대중적인 3분할 운동법으로.)
왜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운동을 시작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 추측하자면 마른 체형에서 오는 콤플렉스였지 싶다.
처음 몇년간은 나름 열심히 운동했었는데, 노력에 비해 결과는 좋지 않았다. 많은 부분을 책에서 찾던 시기에 이 책을 찾았던 것 같다.
노력에 비해 안 좋았던 결과에 신경 쓰기보단, 처음 알게 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좋아서 문제점을 깊이 생각지 않았었다. 운동을 하면 즐거웠으니 문제점이랄게 없었다. 매일 운동 후엔 여럿이 뭉쳐 잡다한 것들을 쏟아내기 위해 술집을 찾았었다. 시간이 지나고 더 이상 쏟아 낼 것이 없었는지 헬스장을 2,3군데 옮기고 혼자 운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운동하는 방식의 잘못된 점과 해결책을 찾게 됐다.
내 문제점은 영양과 휴식의 부족이었다. 운동도 중요하지만 영양 섭취와 휴식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한참 몸이 좋았을 땐 운동 후 정육점에서 목살 한근을 사와서 햇반에 김치만으로 점심을 먹었던 적이 많다. 주방 가스렌지 앞에 서서 돼지 목살을 구워 김치를 올리고 햇반을 먹었던 기억은 걱정이랄 것 없었던 어릴 적 좋은 추억이다.
다음은 ‘그리스인 조르바’의 한 대목이다.
“육체에는 영혼이란 게 있습니다. 그걸 가엾게 여겨야지요. 두목, 육체에 먹을 걸 좀 줘요. 뭘 좀 먹이셔야지. 아시겠어요? 육체란 짐을 진 짐승과 같아요. 육체를 먹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길바닥에다 영혼을 팽개치고 말 거라고요.”
오늘도 무거운 쇳덩이를 들어 올리며 방전됐던 몸을 땀으로 충전하고 왔다.
충전 완료했으니 오늘 하루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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