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반갑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날이기는 합니다. 이날은 2차 B형 간염 주사를 맞은 날이었습니다. 원래는 며칠 일찍 갔어야 하는데 바쁜 일이 있어서 좀 늦었습니다. 아무튼 요녀석은 조금 있으면, 이해할 수 없는 아픔에 자지러지게 울 것입니다.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사는 경피용 주사가 아닌 피내용 주사였습니다. 근데 주사를 엉덩이나 팔에 맞을 줄 알았는데 허벅지 앞부분에 맞더군요? 아직 엉덩이나 팔엔 살집이 많지 않아 맞을 수 없다더군요. 이날은 아들 컨디션이 좋았던지 주사를 맞고도 잠깐 울더니 금방 잠들었습니다.
처음으로 아들의 손톱을 잘라줬습니다. 이때까진 얼굴을 손톱으로 긁지 못하게 손싸게를 해줬었는데, 아이가 손을 빨거나 가지고 놀수 있게, 손톱을 자른 후 밖으로 꺼내주라 하시던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집에 오자마자 손톱을 잘라줬습니다.
손을 빠는 행동은 아이의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군요. 집사람은 처음 생긴 아들의 손톱을 보관하겠다며 가져갑니다.
언제나 기저귀 갈기 전의 이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전 만족스러운 웃음으로 기저귀를 갑니다. 이 후엔 집사람이 모유를 먹일 것입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 전엔 기저귀를 가는 일이 선행되어야한다는 군요.
요즘 집사람은 적게 나오는 모유양에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잠도 모자라는데 스트레스까지... 옆에 있는 전 집사람의 안쓰러운 모습에 “모유수유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집사람은 “꼭 완모(완전한 모유수유) 할거야!”라고 합니다. 아이에 대한 엄마로서의 책임감 때문인지 의지가 강합니다.
30분을 모유수유 했는데, 모자랐는지 아이의 보챔(마구마구 울며 불며)에 하는 수 없이 분유를 먹입니다. 아직은 반사작용이겠지만, 손가락도 잡는군요. 아이 손의 작은 힘만큼 작은 즐거움이 생깁니다. 점점 손의 힘이 강해지겠죠?
아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뭘까요? 사랑스러움? 귀여움? 시간이 갈수록 눈에 띠게 강력해지는 무기가 있으니... 바로 울음입니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울음의 데시벨이 어찌나 강력한지 예전에 고음에 유리가 깨지는 것을 이용한 광고가 있었는데, 제 머리는 괜찮겠죠?
손을 빨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손놀림이 익숙하지 않은지 입과 손이 만나는 횟수는 많지 않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빨던 것이 자기 몸의 일부라는 걸 모른다는 군요. 웃기죠? 빠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어쩌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입에 접촉하는 자신의 손을 반갑게 빠는 것뿐인거죠. 아이는 3개월 때부터 즐겁게 빨던 손이 자신의 손이었다는 걸 깨닫는답니다. 그 때부터 아이는 신기한 듯 꼬물거리는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다가 입속으로 쏙 넣는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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