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등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던 그를, 영화를 통해 다시 보게 됐다.
‘변호인’이란 영화가 늦은 밤 나를 극장으로 향하게 만든 이유는, ‘많은 이를 슬프게 했던 그’를 모델로 했다는 것과 ‘그 슬픔에 대한 의리’ 정도랄까?
오후 10시 정도에 예매하려고 영화 사이트를 보는데, ‘변호인’의 현재 평점이 10점 만점에 9.7점이다. 보통 영화의 평점이 7~8점 사이면 그냥 볼만한 영화로, 8점대가 넘어가면 잘 만든 영화며, 9점을 넘어가면 기억에 남을 명작으로 평가된다.
내 눈엔 ‘변호인’이란 영화는 사람들이 매겨놓은 평점만큼 대단한 명작은 아니었다.
영화엔 잘 짜여진 이야기와 배우들의 명연기가 분명하게 담겨 있으나, 9.7점 이란 평점은 그런 요소만으로 만들어지기엔 너무나 높은 것으로 생각되며, ‘비정상적 평점’과 그런 결과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 또한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엔딩크레딧을 보며 난 ‘보길 잘했다.’란 마음과 그에 대한 불씨가 아직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는 것을 느끼며 허전하고 아프다. 아니, 솔직히 아프지는 않다. 내가 뭐라고 그와 연결되어 아플 수 있겠는가. 그 높은 평점은 온전히 ‘영화’가 만든 것이 아닌, 우리 곁을 떠나며 자신을 알린 그가 보태준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죽음으로 경험하게 되었던 슬픔이 다시 떠오르며, 잠시 잊었던 그에 대한 것들이 당분간 머리를 떠나지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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