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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중에서 [ 레이첼 카슨 저 ] 물, 토양 그리고 지구의 녹색 외투라 할 수 있는 식물들 덕분에 지상에서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현대인들은 이런 사실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우리의 식량을 만들어주는 식물이 없다면, 인간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물에 대해 우리는 정말로 편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즉각적인 이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 식물을 잘 키우고 보살핀다. 하지만 지금 당장 별로 바람직하지 않거나 관심 없는 거라면 즉시 이 식물을 없애버린다. 인간이나 가축에게 해를 끼치는 식물뿐 아니라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식물이라고 해도 우리의 좁은 소견으로 볼 때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 있다면 바로 제거의 표적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별로 원치 않는 식물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만으.. 2014. 1. 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4년) 이번 연말연시도 강릉 처가에서 보내게 됐다. 혼자 계시는 장인어른과 맛있는 음식 해 먹고, 해돋이도 보고, 회도 먹고 했다. 집사람과 결혼하고 나선 1년에 꼭 한번은 만두를 빚게 된다. 2013년 마지막 날 저녁에 만두를 빚어 1차로 만두국을 먹었다. (사진은 만두국을 만들고 남은 만두다.) 저녁을 먹고 나선 해돋이를 보고 먹을 만두를 또 빚었다. 만두피까지 만들어 빚으면 더욱 맛있는데 손이 모자라 판매되는 만두피로 만두를 빚었다. 어렵지 않으니 집에서 직접 만들어 드셔 보시라. 판매되는 만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맛있다. 해돋이는 ‘남항진’에서 봤다. ‘남항진’은 ‘정동진’에서 서북 방향으로 11km 거리이다. 이때의 시간은 오전 7시 정도. 해돋이 시간은 7시 30분 정도란다. 해돋이를 기다리.. 2014. 1. 3.
메리 크리스마스 2013 멀리 미국에 사는 사촌형과 블로그 댓글이 오가던 중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찍은 사진을 올리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사촌형 가족’에 대한 크리스마스 인사로 말이다. 또 하나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매해 가족과 크리스마스 사진을 찍어 한해 한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봐야겠다’는 것이다. 해보니 나름 재미있다. 정신없이 찍은 사진도 재미있고. 몇 년 후에 보면 더욱 즐거운 장면이지 않을까 싶다. 모두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2013. 12. 25.
우리 아이 밥 잘 먹이는 방법 이쁘고 바랄 것 없는 아들이지만 욕심내어 아들에게 꼭 한 가지 바란다면 그것은 ‘밥 잘 먹는 것’ 일 거다. 아들을 식탁 의자에 앉혀 안전띠를 매어 놓고 눈앞에 재미있는 영상(뽀로로 등)을 대령하지 않으면 첫 숟가락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랫입술을 내밀며 입은 굳게 다문 채) 그나마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주면 그것에 정신이 팔려 밥을 받아먹는데 이마저도 절반 정도 먹고 나면 소용없다. 집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먹여보고, 밥 잘 먹게 한다는 한약을 먹여봐도 아들 녀석의 입은 음식을 반겨할 줄 모른다. 아들이 김을 좋아해서 안 먹으려 할 땐 밥을 김에 싸서 먹이고 있긴 한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조미된 김만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일 때문에 일하다가 집에 전화할 때면 “아이는 밥 .. 2013. 12. 24.
변호인 세상을 등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던 그를, 영화를 통해 다시 보게 됐다. ‘변호인’이란 영화가 늦은 밤 나를 극장으로 향하게 만든 이유는, ‘많은 이를 슬프게 했던 그’를 모델로 했다는 것과 ‘그 슬픔에 대한 의리’ 정도랄까? 오후 10시 정도에 예매하려고 영화 사이트를 보는데, ‘변호인’의 현재 평점이 10점 만점에 9.7점이다. 보통 영화의 평점이 7~8점 사이면 그냥 볼만한 영화로, 8점대가 넘어가면 잘 만든 영화며, 9점을 넘어가면 기억에 남을 명작으로 평가된다. 내 눈엔 ‘변호인’이란 영화는 사람들이 매겨놓은 평점만큼 대단한 명작은 아니었다. 영화엔 잘 짜여진 이야기와 배우들의 명연기가 분명하게 담겨 있으나, 9.7점 이란 평점은 그런 요소만으로 만들어지기엔 너무나 높은 것으로 생각되며, ‘비정상.. 2013. 12. 20.
일러스트레이터에서 프레젠테이션용 PNG 파일 저장하기 올해는 애니메이션이 사용된 프레젠테이션 작업이 몇 번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파워포인트’ 작업자와 협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주로 일하는 분야랄까? 환경이랄까? 아무튼, 그곳에선 프레젠테이션 작업 시 일러스트레이터로 페이지 전체를 디자인하고 파워포인트에선 애니메이션만을 넣곤 한다. 그래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한 것을 jpg나 png 파일로 변환해 파워포인트 작업자에게 넘겨주는 일이 많다. 얼마 전 이런 변환 작업을 하다가, 편리한 방법을 발견하여 소개해본다. 참고로 이 방법은 포토샵을 같이 사용한다. 위와 같은 페이지가 있는데, 이중 오른쪽 아래의 원형 이미지와 글자를 PNG 파일로 변환해 보겠다. 변환할 것을 선택해 카피한다. 여기부터는 포토샵 작업이다. 포토샵에서 새로운 캔버스를 만든다. (메뉴.. 2013. 12. 16.
크리스마스트리 가뜩이나 집도 좁은데 나 만한(조금 작은) ‘크리스마스트리’를 장만했다. 설명서를 보며 ‘트리’의 나무를 조립하고, 불 들어오는 전구를 ‘트리’에 두르고 오너먼트를 다는 동안, 아들은 식탁 의자에서 “어~? 어~?” 하며 자신만의 감탄과 의문이 섞인 언어를 구사한다. ‘트리’ 조립을 마무리하고 작년에 사용했던 ‘트리 장식’들도 동원해 트리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봤다. 아들은 자기보다 훨씬 큰 무언가에 처음 보는 것들이 주렁주렁 달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신기한가 보다. 장식들을 손 닿는 데까지 하나하나 만져보다 불이 들어오는 전구를 ‘쪽~쪽~’ 빨아보기도 한다. 빛나는 맛을 느껴보고 싶었나 보다. 큰 물건이 들어오면 집이 더 좁아질 거라며 ‘큰 트리’의 구매를 반대했었는데, 집사람의 “아이의 정서발달.. 2013. 12. 13.
‘이스트 (The East)’ 중에서 괜찮아? 시차 때문에 그래. 좀 피곤하네 있잖아 거기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얘기 못하는거 아는데... 어땠는지 말해줄 수 있어? 내가 외국에 다녀오긴 했지 그치만 거기서 너무 오랫동안 있는 바람에 거기서의 느낌이 더 익숙해 그래서 여기 다시 돌아왔을 때는 오히려 여기가 더 외국같이 느껴져 ... 어렵다... 맞아. 거지같아. 2013. 12. 6.
시간의 거리 인식 네트웍을 통해 옆의 동료가 내 컴퓨터로 데이터를 전송 중이다. 5분 정도 걸린단다. 난 컴퓨터를 재시동해야만 다음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내 컴퓨터로 전송되고 있는 데이터 때문에 재시동을 못 하고 있다. 전송이 끝나기를 기다라며 ‘전송 진행 표시’를 보는데, 왜 이리 더딘지... 5분이란 시간이 길고 지리하다. 마음 씀에 따라 시간의 거리가 얼마나 변할 수 있는지 신기하다. 평소 5분이란 시간은 무척 짧다 생각했던 시간인데, 상황에 따라 이렇게 길어질 수도 있다니 말이다. 화장실 갔다가 물 한 모금 마시고 와야겠다. 그러면 긴 시간이 지나있겠지... 2013. 12. 1.
감정을 공유하다. 아들이 옷장 서랍을 여는데 그것이 집사람의 발에 부딪혔다. 아플 정도는 아니었지만, 집사람은 장난으로 아프단 표현(과장되게)을 하며 아들 앞에 쓰러져 우는 척을 했다. 그런데 아들의 반응은 평소와 달리 집사람에게 다가와 같이 우는 것이다. 남아(男兒)는 여아(女兒)보다 감정 공유에 서투르단다. 그것을 알면서도 엄마가 아플 때 아들이 알아줬으면 했던 집사람은 아들의 이번 반응이 기쁘고 즐거웠나 보다. 다른 사람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며,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집사람의 기쁜 목소리를 나도 공유하며 즐거워하고 기뻐했다. 2013. 11. 29.
아들의 장난감 자동차 늦은 시간 퇴근하여 집에 들어선다. 잠자는 아들이 깰까봐 살금살금 걷는데 아들의 장난감 자동차가 웃으며 날 반긴다. 장난감 자동차에서 자동차를 가지고 놀던 아들의 잔상이 보이는 듯하다. 우리 아들은 참으로 좋은 녀석이다. 자면서 까지 날 반겨주니... 2013. 11. 15.
“ㅇㅇ”(좋아. 알았어. 응.) 요즘은 좀 덜하지만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받기보단 전화통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급한 성격 때문에 상대의 답장을 기다리기보다 바로 듣기를 원하고, 대화의 진행 속도가 늦고 지리해서 선호하지 않는다. 그리고 목소리를 통한 의사 전달이 문자를 통한 의사 전달보다 정확하다 생각하기 때문도 있다. 문자를 통한 의사전달에서 오해가 생긴 적인 몇 번 있어서 이런 생각이 더 짙어졌는지 모르겠다. 물론 문자통화의 장점도 있다 생각한다. 상대편과 라인이 연결돼 있지 않아도 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접촉 시도’의 간편성? 나중에도 대화를 다시 확인 할 수 있다는 유지·보관성 등. (또 뭐가 있을까?) 문자 대화를 하다 보면 가끔 “ㅇㅇ”란 압축된 답글을 받을 때가 있다. 많이들 알겠지만 “ㅇㅇ”는 “알았어. 좋아. 응.. 2013. 11. 15.
만년필 몇 년 전 집사람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줬던 만년필이다. “더 좋은 것으로 해주고 싶었는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것으로 준비했다.” 했었다. 고맙게 받긴 했었는데, 내가 잘 사용치 않을 것만 같은 마음에 작은 아쉬움이 섞여 있었다. 나 같은 악필엔 만년필은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거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어느 날 만년필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병 잉크를 사고 잉크를 팬에 충전해 제일 먼저 긁적이던 것은 내 ‘싸인’이었다. 멋들어지게 ‘사삭’ 하며 싸인하는 영상을 자주 봐서 그런지 만년필로는 꼭 싸인을 해야만 할 거 같다. 평소 사용하던 작고 가벼운 노트는 만년필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잉크가 번지고 얇은 종이는 잉크를 다 받아들이지 못해 뒷면까지 사용했다. 그래서 지금은 아들 돌.. 2013. 11. 12.
가래떡 해마다 때가 되면 만드는 음식이 있다. 6월이면 매실청, 매실주. 가을엔 가래떡. 겨울엔 김치만두. 매실청, 매실주, 김치만두 만들기는 아이가 생기면서 한두 해 거른 거 같지만, 가래떡은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닌지라 매년 하고 있다. 가을이면 장인어른께서 직접 지으신 쌀을 보내주신다. 쌀 소비가 많지 않은 우리 집은 그 쌀이 항상 남았었다. 그래서 만들게 된 가래떡을 입 하나 늘었다고 쌀이 모자라게 된 올해도 하게 됐다. 추운 겨울 냉동실에 먹기 좋게 잘라 놓은 가래떡이 없으면 서운하고 아쉽다. 올해 가래떡에 쓰일 쌀은 한 말(8kg)이다. 매해 맡기는 떡집에 가져가니 이틀 후에 된다고 한다. 인건비는 2만원. 가래떡을 찾아왔다. 이 상자가 쌀 한 말로 만든 떡이 들어가는 상자다. (42×28×16cm) .. 2013. 11. 9.
알펜시아 2박 3일 집사람이 바쁜 일정 끝나면 놀러 가잔다. 또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저렴한 여행상품을 봤나 보다. 어린 아들이 있는지라 자유로이 여행 다니기가 여의치 않다. 마지막 외국 여행지였던 세부 리조트에서의 한가로움이 그립다. 뭐 지금은 그런 시간이 생겨도 아이 보느라 바쁘겠지만. 여행지에 대한 계획은 주로 집사람이 짜는 편이다. (난 잘 모른다.^^;) 이번에도 “그래? 그러자. 한번 알아봐.”라고만 하곤 집사람이 모든 걸 준비했다. 아! 이번엔 나도 조금은 알아봤다. (집사람이 시켜서) 이번 여행지는 ‘알펜시아’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다. 일정은 2박 3일. 일정의 첫날은 서울집에서 출발해 알펜시아 근처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장을 본 후 알펜시아 숙소 짐 풀고 쉬기. 둘째 날은 알펜시아 내에 있는 ‘오.. 2013. 11. 7.
브런치 감자 집사람에게 저녁은 뭘 먹을 거냐고(아무 의도 없이) 물었다. 그런데 내게 감자채볶음을 해달란다.(답이 이상한 방향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내가 만든 감자채볶음과 냉장고에 있는 반찬으로 저녁을 먹게 됐다. 냉장고엔 여름에 장인어른께서 보내주신 감자가 많이 있다. 오랜만에 꺼내는 감자인데 아직 싱싱해 보인다. 감자를 세 개 정도 꺼내 씻고 껍질을 벗기는데, 감자에서 까만 부분이 보인다. 겉은 멀쩡해 보였는데 속이 상했나 보다. 칼로 도려내는데 상한 부분이 많다. 도려낸 부분이 많아 세 개를 더 꺼냈다. 다음엔 냉장고에 보관하지 말아야겠다. 베란다에 실온으로 두는 것이 더 나을듯싶다. 감자채 볶음으로 저녁을 먹으며 ‘감자가 더 상하기 전에 먹어야 하는데... 뭘 해먹지?’ 하며 궁리하는데 ‘브런치 감자’가 떠.. 2013. 11. 2.
하늘공원의 야경 아직은 따듯했던 어느 날, 하늘 공원에 억새풀을 보러 갔었다. 도착 시각이 좀 늦은 터라 볼 곳이 아직 한참인데 노을이 들기 시작한다. 노을빛은 멋지고 보기 좋으나 어두워지는 것이 아쉽다. 노을을 보며 걷고 있는데 저 멀리 난간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뭔가 있나 싶어 다가가니 의외의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위 사진들은 한 위치에서 왼쪽, 정면, 오른쪽을 촬영한 것이다. 한 위치에서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 이만큼의 한강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아 보인다. 집으로 가기 위해 하늘공원을 내려가고 있다. 계단 길은 전에 가봐서 도로 길로 이동 중이다. 길 주변의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줘서 그러는지 정상보다 이곳이 한결 덜 춥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도 되겠다. 그런데 이곳 길엔 빛이라곤 .. 2013. 10. 25.
신발 오랜만에 등산하려고 상자에서 등산화를 꺼냈다. 조심해 열었는데도 상자에선 먼지가 날린다. 신발들이 담긴 상자들을 보는데 ‘이참에 신발 정리 좀 할까?’란 생각이 든다. 집에 있는 대부분의 신발 상자들은 집사람의 신발을 담고 있다. 아이가 생긴 후 신지 않고 있는 하이힐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이힐을 좋아하는 집사람과 달리,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그녀의 하이힐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들의 하이힐을 보며 “이 신발 참 편해”하는 말은 남자들이 생각하는 그런 뜻이 아닌 듯하다. 그녀들의 “편해”란 말엔 다른 뜻이 내포된 듯하다. 어떤 좋은 뜻이 내포돼 있다 해도 난 집사람의 하이힐이 좋아질 거 같지 않다. 먼지야 먼지야 하이힐 상자에만 자꾸자꾸 쌓여라~~~ 내겐 반짝이는 신발이 한 켤레 있다. 연애 시절 집사람.. 2013. 10. 12.
늦은 출근 중 버스에서 늦게 일어나 집사람이 차려준 밥을 먹는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집밥이다. 집사람이 잰 김이 참 맛나다. 식탁 아래서 엄마 아빠를 올려다 보고 있는 아이의 눈이 안되보여 내 무릎에 앉혀 높고 식사를 계속한다. 엄마는 손가락만한 김밥을 만들어 아이의 입속에 넣어준다. 밥을 먹다 느낌이 이상해 아이를 내려다보니 어느새 아이는 고개를 떨구며 졸고 있다. 낮잠 잘 시간인가보다. 나가기 전에 아이를 재우고 싶어 속도를 내 밥을 먹는다. 아이를 안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내 몸을 맞춘다. 아이가 깊이 잠들기 시작한다. 아이를 안고 있는 가슴과 팔, 머리를 감싸고 있는 내 손이 따듯해진다. 가슴에 생긴 따듯함에 자성(磁性)이 있는지 아이가 한결 가볍다. 출근은 해야 하는데 가슴의 따듯함이 좋아 좀 더 안고 있다... 2013. 9. 30.
‘왜 도덕인가?’ 중에서 잠시 덮어 두었던 ‘왜 도덕인가?’를 다시 읽는데 뭔가 막연히 느끼던 것을 글로 만나는 것 같아 책의 한 부분을 올려본다. “국가나 대도시들은 너무나도 거대해 공동체에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너머의 세계는 점점 더 비인간적이고 추상화되어 개인의 통제권이 닿지 못한다.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도시들은 마을과 지역공동체를 지워나가고 있다. 가구수는 늘어나지만, 산책을 즐기거나 주부와 아이들이 만나고, 공동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든다. 일터는 어두운 터널과 매정한 고속도로 너머로 한없이 멀어진다. 의사와 변호사, 공무원은 언제나 필요한 곳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있으며 그들이 누군지 알 수도 없다. 너무나도 많은 곳에서 -번잡한 도시뿐만 아니.. 2013. 9. 21.
즉흥적 나들이 집에 들어가니 집사람이 노트북으로 다운받은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옷을 갈아입고 집사람 옆에 앉아 같이 보는데 등장인물 모두가 밥상 앞에 앉아 저마다의 것을 먹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불고기를 먹고 있는데, 꽤 두툼하다. 집사람이 “맛있겠다~ 먹고싶다~”한다. 고기도 잘 안 먹으면서 그러느냐고 하니, 그래도 맛있어 보인단다. 집사람은 고기를 잘 먹지 않는다. 남의 살을 씹는 거 같단다. 그래도 결혼하고 아이가 생긴 후론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나 : 저번에 나 회식했던 그 숯불고기집 있잖아. 지금 거기 갈까? 집사람 : 정말? 응. 가자!!! 나 : 정말 가고싶어? 집사람 : 응. 가고싶어. 때는 오후 6시 45분. 노트북으로 검색해보니 8시까지 운영한단다. 시간도 얼마 안 남고 우리 집과는 거리.. 201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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